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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CEO의 고민

어느 CEO의 고민

 

김기현 (한앤컴퍼니 그룹감사실장, 클린컴퍼니 저자)







 

당신은 10년차 중소기업 CEO이다. 당신이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에 성공한 로봇 청소기 A는 출시 이후 시장의 반응이 좋아 매출이 매년 200%씩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해마다 이익은 좀처럼 나지 않아 고민이다. 외부 경영컨설팅을 의뢰했다. 2개월에 걸친 컨설팅 결과 손익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원가절감 전략들이 제시된다. 그 중 하나가 원자재 매입단가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아 매입단가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신은 구매팀장을 불러 구매단가를 낮출 것을 지시한다. 구매팀장은 해당 구매처와 어려운 협상을 통해서 구매원가를 5% 절감했다고 당신에게 보고한다. 당신은 기뻐서 구매팀장에게 두둑한 보너스로 포상을 한다. 하지만 구매원가를 5%나 절감했는데도 연말에 보니 손익은 또 똑 같다. 알고 보니 갑자기 제품에 불량률이 늘어나 반품이 늘고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 불량 원인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회사 운영하기가 정말 힘들구나하며 한숨을 쉰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한다. 갑작스런 매출 감소, 고객의 불만 증가,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 제품 하자 발생, 구매처 말썽, 직원 이직률 증가, 미수금 증가, 원가 및 비용 증가 등등. 도대체 어디서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어디를 손봐야 할지 막막하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원가 절감 전략, 매출 확대 전략, 영업 다변화 전략, 효율화 전략, 혁신 전략, 구매 전략 등 온갖 새로운 전략을 세워서 변화를 시도해볼 것이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써도 조금 좋아지는 것 같다가 결국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한계가 느껴진다. 혹자는 외부 경영 컨설팅을 받아보라고 권한다. 혹자는 식스 시그마를 도입해보라고 한다. 혹자는 전문경영인을 고용하라며 사람을 추천한다. 혹자는 신 바람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전부 본질을 보지 못하고 주변만 두드리는 소리이다.

 

우리는 세상을 너무 순진하게 바라보는 구석이 있다. CEO, CFO 그리고 등기 임원에서부터 신입 사원까지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최고의 도덕성을 가지고 회사의 제반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이상적인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면 위와 같은 전략들이 혹시 먹힐 수 도 있다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거짓말, 허위 보고, 사기, 횡령, 뇌물 수수, 지인 특혜제공과 같은 각종 부정 행위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현재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모든 전략들은 조직 내에 부정이 없는 깨끗하고 이상적인 조직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순진 무구한 전략들이다.

 

하지만 조직내에 부정이 있다면? 그리고 그러한 부정이 만연해 있다면? 아무리 훌륭한 경영전략이나 외부 컨설팅도 통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회사와 직원들 아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너무 착하고 순수한 존재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엄연히 참과 거짓,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

 

앞선 사례의 실제 내막은 이렇다. 당신 회사에 대부분의 원자재를 납품하고 있는 Y사는 실은 구매팀장의 매형이 운영하는 회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비싸게 구매를 해주는 특혜를 주었던 것이다. 구매팀장은 Y사 대표에게 전화를 건다. “매형, 이번에 구매원가를 5%정도 절감 해줘야 할거 같아. 회사에서 컨설팅을 받았는데 구매원가가 다른 회사보다 높다고 나왔어. 다음달에 신제품이 나오면 그때 신규 구매할 원재료에서 10%이상 더 쳐줄 테니 그때까지 조금만 참아그러자 Y사 사장은 깍아 준 5%를 어떻게 만회할지 머리를 굴린다. “알았어. 일단 5%깍아 줄 테니 대신 원재료에 조금 불순물이 들어가 있더라도 눈감아줘.” 하고 Y사 사장은 원재료를 저급한 재료로 대체해서 손해보지 않고 5%를 깍아 준다. 상품 A는 이후부터 불량률이 점점 높아진다.

 

회사가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훌륭한 경영전략, 컨설팅, 리더십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조직내에 부정이 있다면 수억원을 주고 컨설팅을 받아 수립한 전략도 무용지물이다. 안타깝게도 컨설팅사들도 이런 점들을 간과한다. 그저 눈에 보이는 현상과 그에 따른 원인을 바로잡으면 문제가 풀리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의 근본원인이 부정과 연관되어 있다면 아무리 훌륭한 경영개선 해결책을 제시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부정과 관련된 실제 원인은 더욱 더 은밀하고 깊숙한 수면 아래에 있다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 회사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가장 먼저 조직내 부정이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부정이 있다면 이것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부정의 뿌리를 바로 잡고 이러한 부정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내부통제 절차를 먼저 개선시켜야 한다. 이것이 가장 먼저 당신이 해야 할 조치이다. 이것을 바로 잡지 않고 수립하는 모든 대책과 전략들은 다 돈 낭비, 시간 낭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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